구름따라 해외여행/2011. 밴쿠버정착기

[해외여행/밴쿠버/노스밴쿠버] 밴쿠버정착기 (9) - 씨버스 타고 바다 건너 노스밴쿠버로

멜로우드림 컴퍼니 2011. 10. 28. 10:34



개스타운(Gas Town)을 둘러본 나는 씨버스(Sea Bus)를 타고 노스밴쿠버(North Vancouver)로 가기 위해 개스타운 옆에 있는 워터프론트 역(Waterfront Station)으로 걸어갔다.


워터프론트 역은 씨버스와 함께 캐나다의 전철인 스카이트레인(Sky Train)을 이용할 수 있는 환승역이다. 특히 이곳은 밀레니엄라인(Millennium Line)과 엑스포라인(Expo Line), 그리고 다운타운과 밴쿠버 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캐나다라인(Canada Line) 모두를 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즉, 이곳 워터프론트 역은 버스와 씨버스, 스카이트레인을 모두 갈아탈 수 있는 곳인 것이다.




역사 외관은 마치 영국의 오래된 기차역을 연상케 한다. 다른 스카이트레인 역들이 우리의 지하철역과 비슷하다면, 워터프론트 역은 내부에 레스토랑과 스타벅스, 서점 등이 있기 때문에 서울역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워터프론트는  3개의 스카이트레인 노선과 씨버스가 만나는 지점이니만큼 역 안으로 들어가면 자칫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안내판만 잘 본다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역으로 들어와 바로 정면에 보이는 통로가 바로 씨버스를 타러 가는 길이다. 


밴쿠버의 대중교통(버스, 스카이트레인, 씨버스)은 티켓 하나로 정해진 시간 내에 모두 이용이 가능한데, 스카이트레인의 경우에는 거리에 따라 3개의 존으로 나누어져 티켓 요금이 달라진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은 각 스카이트레인 역에 있는 무인 발권기를 통해 구입이 가능하고, 버스는 현금을 내고 탈 수도 있다. 단, 중요한 사실은 밴쿠버 버스는 거스름돈을 주지 않기 때문에 요금을 딱 맞춰서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 거스름돈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서있으면 안된다. 하하하하하하하.


밴쿠버의 스카이트레인이나 씨버스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티켓을 넣는 개찰구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입구에서 티켓을 체크하는 직원도 없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무임승차가 가능하다. 하지만 밴쿠버 시민들의 양심과 시민의식은 무척이나 높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이렇듯 시민들의 양심에 맡겨진 밴쿠버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아무 문제 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 감시하는 사람이 없어도 모두들 당연하다는 듯이 티켓을 사는 것이다. 나 역시 한 번도 무임승차를 해 본 적이 없다. 하하하하. 그래도 있을지 모르는 무임승차 때문에 불시에 교통국 직원들이 티켓을 검사하기도 하는데, 이 때 티켓을 사지 않고 탑승한 것이 발각되면 꽤 많은 벌금을 내야 한다. 50배였나? 70배였나? 100배였나? 아, 모르겠다. 아무튼 많이 낸다.




씨버스를 타는 곳까지 들어가는 통로이다. 워터프론트 역은 기차도 지나가기 때문에 씨버스를 타러 가는 이 2층 높이의 통로 밑으로는 철도가 놓여져 있다.






씨버스를 타는 곳에 도착하면 작은 사무소가 있고, 사람들이 씨버스가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 그것도 서울에 살았던 내게 배를 대중교통으로 이용한다는 것이 약간 어색하긴 했지만 나는 금새 적응할 수 있었다. 하하하하.




다행히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씨버스가 들어왔다. 씨버스는 노스밴쿠버와 다운타운을 연결해주는 배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운타운에서 노스밴쿠버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씨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버스나 자가용 등을 이용하여 라이온스 게이트 브릿지(Lions Gate Bridge)를 건너가는 것이다. 참고로 출퇴근 시간에 라이온스 게이트 브릿지는 심한 정체 현상을 보이고는 한다.








씨버스를 타고 약15~20분 정도면 노스밴쿠버에 도착할 수 있다. 다운타운은 맑았는데 노스밴쿠버 하늘에는 약간의 먹구름이 보인다. 노스밴쿠버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드디어 노스밴쿠버 씨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였는데, 어랏. 저 앞에 올빼미가 한 마리 앉아있다. 올빼미는 분명 야행성으로 알고 있는데 왜 지금 이 시간에, 그것도 바닷가에 있는걸까? 




씨버스가 터미널에 완벽하게 세워지고 나서 다시 보니 모형 올빼미이더라. 에잇, 낚였다.




씨버스 터미널을 빠져나와 터미널을 등지고 왼쪽으로 걸어보니 바닷가와 어우러진 공원이 있었다. 다운타운의 잉글리쉬 베이나 선셋비치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열대기후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 날 공원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바닷가 특유의 잔잔한 바람이 기분좋게 얼굴을 스치고 있었다.




앗!!! 돌하루방이다!! 제주도에 있는 그 하루방이다. 대체 하루방이 왜 밴쿠버에 있는거지? 하하하하. 당황스러웠지만 무척이나 반가웠다. 밴쿠버에 사는 사람들 중에 노스밴쿠버 바닷가에 우리의 돌하루방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하하하하하. 혹시나 해서 안내판이 있을까 찾아봤는데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더라. 내 생각에는 아마도 공원을 조성할 때 한국인이 기증을 하였거나, 아니면 그냥 이들 눈에 멋져보이길래 이 곳에 놔둔 것이 아닐까 싶다. 아니면 말고. 아무튼 반갑더라.






노스밴쿠버에서 보는 다운타운은 어두운 기운 하나 없이 맑기만 하다. 햇살은 바다에 녹아들어 눈부실 정도로 반짝이고 있었고, 파도가 없는 밴쿠버의 바다는 잔잔한 물결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었다.




공원을 둘러보다가 우스꽝스럽게 생긴 조각상을 만났다. 이것도 토템폴인가? 하하하하하하.






어떤 의미의 조각상이었는지, 안쪽의 안내판이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확실한 것은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모양의 조각상들이 있다는 것과 재미있는 사진을 찍기에 좋다는 것 뿐이다.




공원 중간 지점에는 해군과 관련된 의미 있는 공간이 있는데, 위에 보이는 닻은 실제로 배에 사용되었던 닻이라고 한다. 내 기억으로는 아마 어떤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해군의 배에서 사용된 닻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가운데에는 잠수함을 상징하는 조각상이 있다. 밑에 영어로 우리는 기억할거라는 걸로 봐서는 무언가를 기리기 위하여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누군가가 나를 좀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하하하하. 나 좀 기억해주세요. 하하하하.




다시 씨버스 터미널로 돌아와 이번에는 씨버스 터미널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조금 걸어오니 퍼블릭 마켓이 있었다. 바로 론즈데일 콰이 마켓(Lonsdale Quay Market)이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레스토랑들과 함께 해산물, 과일, 야채, 초콜릿 등을 파는 다양한 상점들이 있었다. 특히나 해산물들이 싱싱해 보이더라.




마켓 건물 오른쪽 모서리에는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빨간색의 철재 계단이 있다. 저 계단을 따라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바다와 함께 바다 건너의 다운타운까지 시원하게 보인다. 혼자 커피 한 잔 사들고 올라가 조용하게 음악들으면서 노을을 보기에는 최고의 장소이기에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물론 넓은 공간은 아니라 조금 위험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저 위에 올라가면 세상이 조용하다. 특히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평일에 오면 말이다.






마켓 앞에는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분수와 함께 벤치들이 바닷가를 향해 설치되어 있다. 짠내 섞인 바람이 캐나다의 국기와 영연방의 깃발을 펄럭이게 만들었다. 




아까 말했던 빨간 계단 위를 모두 올라와서 내려다보는 모습이다. 마켓 앞 광장이 한 눈에 보인다. 






좌측으로 시야를 돌리니 배를 수리하는 곳이 보인다. 규모로 봐서 조선소는 아닌 것 같고, 분명 배를 수리하는 곳 같았다. 아닌가? 배를 만드는 곳인가?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 하하하하하.




노스밴쿠버에서 짧은 시간 동안의 산책을 마친 나는 성급히 씨버스 터미널로 돌아갔다. 이유인즉슨, 밴쿠버의 대중교통은 티켓을 구매한 시간으로부터 1시간 반 이내에는 자유롭게 환승과 재탑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는 노스밴쿠버로 올 때 끊은 티켓 시간이 다 되기전에 다시 다운타운으로 돌아가는 씨버스를 타기 위해 재빠르게 노스밴쿠버 터미널 근처를 둘러보았던 것이다. 다행히 나는 시간을 넘기지 않고 다시 씨버스를 탈수 있었다. 하하하하하. 교통비를 아끼기 위한 전략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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