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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국내여행/2009. 정읍/목포/해남

[국내여행/목포/외달도] 쓸쓸함 안고 무작정 떠났던 여행길의 추억 (8)



서울을 떠난지 4일째 되는 날 오후, 나는 목포에 와 있었다. 영광에서 버스를 타고 목포 터미널에 도착한 나는 항구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멀리서 뱃소리가 들리고 바다 특유의 짠내가 나는 것으로 보아 멀지 않은 곳에 항구가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한 15분 정도를 천천히 걸으니 항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항구에는 어선들이 크기 별로 정박해 있었고, 큰 화물선과 여객선 들도 있었다. 정말 목포는 항구였다.
















정말 다양하고 많은 배들이 선박되어 있었다. 항구 가까운 곳에는 주로 어선들이 있었고, 저 먼 바다에는 큰 화물선들과 여객선으로 보이는 배들이 있었다. 어떤 아저씨는 항구에 서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항구 주변의 바닷물이 그리 맑아보이지는 않았다. 간혹가다가 배 주변에 기름이 떠있기도 했는데 낚시대를 던지는걸 보면 뭐가 잡히긴 잡히나보다.






배 위에는 출항을 준비하거나 배를 점검하고 있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바다 위에서 배는 즉 목숨이니 꼼꼼하게 점검하는 것이 당연지사. 많은 배들을 보니 나도 배가 타고 싶어졌다. 크지 않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낚시를 하고, 잡은 물고기를 바로 회로 떠서 초장에 찍어 먹은 후에 소주 한 잔. 출출하다 싶으면 코펠에 라면을 끓여먹고 바다가 잔잔하면 낮잠도 자고 말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아무래도 6시 내고향이나 드라마 같은 TV 프로그램이 내게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






항구 앞에는 목포종합수산시장이 있다. 다양한 수산물들이 팔려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고, 상인들은 연신 물 좋고 싸니까 한 번 보고 가라고 외쳐댔다. 맘 같아서는 싱싱한 녀석들 골라다가 뭐라도 해먹고 싶더라.




목포종합수산시장 옆에는 목포항동시장이 있다. 항동시장은 수산물만 파는 수산시장이 아니라 전형적인 일반 시장이다. 시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떡집부터 해서 다양한 상점들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 6시 내고향에서 봤음직한 재래시장은 아니고, 뭐랄까 서울 우리 동네에 있는 시장의 느낌이다.




시장 주변을 걷다가 소금집 간판을 발견하였다. 꽤나 오래되 보이는 간판의 모양새는 소금집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 보였다. 최소 15년 이상은 된 것 같았다. 소금집 간판이 입구 옆에 붙어있는 걸 보니 2층에 위치하고 있나보다. 근데 계단이 저리 낡았는데 소금을 어떻게 짊어지고 내려오는거지? 그냥 소금 주문만 받는건가? 


시장 주위를 어느 정도 구경하고 나서 시야을 조금 멀리 돌리니 저 앞에 목포여객터미널이 있었다. 갑자기 또 마음에 바람이 불었다. 배가 타고 싶어졌다. 그리고 섬에 들어가고 싶어졌다. 아, 진짜 나 바람부는데로 흘러가는구나. 배를 타고 아무 섬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 나는 여객터미널로 빠르게 걸어갔다. 주위에 어떤 섬이 있는지도 몰랐고, 어떤 배를 타야되는지도 몰랐다. 일단 가서 물어보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심산으로 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여객터미널 안은 한산했다. 시설은 지은지 얼마 보였고, 깨끗했다. 하지만 안내데스크에는 사람이 없었고, 그저 배를 기다리는 몇 명의 사람과 매표소 직원이 전부였다. 아, 그리고 배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관리하는 분과 청원경찰도 한 분 계셨던 것 같다. 나는 일단 매표소로 가 표를 파는 직원에게 혼자 여행을 왔는데 주위에 가볼만한 섬이 있느냐고 물었다. 직원은 내게 '외달도'만 갈 수 있다고 했다. 이유인즉슨 현재 민박집이 있는 섬은 근처에 '외달도'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뭐 차라리 잘 됐다. 어디로 갈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 나는 고민 없이 '외달도'로 들어가는 표를 샀다. 섬에 도착하기 전까지도 나는 외달도가 어떤 섬인지 몰랐다. 그냥 가는거다. 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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