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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따라 해외여행/2011. 밴쿠버정착기

[해외여행/밴쿠버/다운타운] 밴쿠버정착기 (6) - 스탠리파크에서 토템폴과 만나다



드디어 밴쿠버의 심장, 스탠리파크에 도착했다. 하하하하하하. 아래 지도에 보이듯이 스탠리파크는 엄청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지도 아래에 회색으로 반 정도 짤린 부분이 다운타운을 나타내는데, 다운타운과 비교해보면 그 크기가 얼마나 큰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스탠리파크는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잉글리쉬 베이(English Bay) 쪽으로 튀어나온 반도에 위치하고 있다, 400㎡가 넘는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뉴욕의 센트럴파크(Central Park)보다 큰 규모이다. 원래는 캐나다 원주민들이 살았었으나 1859년 미국과의 전쟁을 대비한 군사기지로 이용되었고, 1888년 밴쿠버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개방되었다고 한다.


공원의 이름은 1800년대 말 캐나다의 주지사였던 스탠리 경(캐나다 하키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스탠리 컵(Stanley Cup)의 창시자이기도 하다)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공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공원 내부를 순환하는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공원 내에는 해안선을 따라 공원을 일주하는 조깅코스와 자전거 전용도로가 만들어져 있는데,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여러가지의 레포츠를 즐긴다. 아, 그리고 공원 내에 아쿠아리움도 있는데, 9,000여 종이 넘는 해양생물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주말마다 돌고래쇼를 한다는데 나느 가본적이 없다. 하하하. 이 밖에도 스탠리파크 하면 원주민들의 유적이 보존된 토템폴 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하하하하. 토템폴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은 내가 스탠리파크에 왔던 것을 가장 잘 증명할 수 있는 증거 중에 하나이다.




스탠리파크 입구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이다. 솔직히 스탠리파크는 워낙 크고, 다운타운과 붙어 있어 공원 내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여러 갈래다. 때문에 입구라는 개념이 큰 의미가 없다.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인포메이션 센터와 대형 주차장이 있는 이곳이 정식 입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는 간단한 먹을거리와 함께 기념품들도 팔고 있었다. 또한 다운타운 맵과 스탠리파크 맵, 그리고 근처 여행지 정보들도 무료로 얻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해안선을 따라 산책을 하고, 조깅을 한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걷는 사람들, 친구끼리 혹은 연인과 걷는 사람들, 또래들끼리 자전거나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나온 어린 친구들 등. 나는 혼자 그 사이를 걸어다닌다. 하하하하. 나는 괜츈하다. 이어폰을 꽂고 혼자 조깅을 하는 사람들과 난 다를 바 없으니까. 하하하하.




바닷가 근처에 연어(Salmon)의 이동경로를 설명하는 안내판이 있다. 밴쿠버 하면 연어, 연어 하면 역시 밴쿠버다. 수 많은 연어들이 밴쿠버 앞 바다를 통해 태평양으로 나가고, 또 산란기가 되면 다시 태어난 곳을 찾아온다. 연어가 어떻게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이론들이 있지만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연어는 역시 회로 먹어야 제맛이다. 내가 자주가는 맛집 중에 다운타운 데비 스트릿(Davie St.)에 있는 '사무라이'라고 있다. 작은 일본 레스토랑인데, 이 집 연어회는 정말 일품이다. 두께도 어메이징하고, 맛도 최고다. 때문에 이 집은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밴쿠버에서 가장 장사가 잘 되는 가게 중 하나라는 소문이 돌 정도이다. 아, 먹고싶다.




아직 1월 말이라 쌀쌀하긴 했지만 그래도 하늘은 맑고, 바람도 불지 않는 좋은 날씨였다. 




스탠리파크 안에 있는 토템폴(Totem Pole) 공원에 도착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진짜 토템폴들이 잔뜩 서있다.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가 그렇듯이 우리의 장승이 잔뜩 서있는 느낌이다.


예전 북미에 살았던 원주민들은 동물이나 식물, 또는 불이나 물과 같은 자연과 자신들의 특수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여겼다. 이렇게 자신들과 특수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여기는 대상을 토템(Totem)이라 불렀고, 이 토템을 조각한 기둥이 토템폴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토템을 기반으로 생겨난 원시신앙이 바로 토테미즘(Totemism)이다.








다양한 토템들이 쌓여있는 토템폴들이 각각의 개성을 뽐내며 서있다.






천둥새의 토템폴이다. 천둥새는 하늘에서 그 울음소리가 천둥소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들은적이 있다. 이 토템폴은 천둥새를 토템으로 여기는 원주민들이 만들었던 것일게다. 근데 나는 천둥새보다 곰이 좋다. 태생적으로 곰이 좋은데, 아무 이유 없이 곰이 좋은데, 곰을 새겨놓은 토템폴은 없다. 아....아마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토템폴을 구경하던 한 여행객이 자신의 사진을 찍어줄 수 있겠냐길래 흔쾌히 찍어주었다. 그러자 그녀는 나도 혼자 온 것을 알았는지 내 사진도 찍어주겠다고 하더라. 덕분에 나는 스탠리파크에 온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사진을 토템폴 앞에서 남길 수 있었다. 하하하하하하.




토템폴 공원 바로 옆에는 기념품 가게가 있다. 기념품도 팔고, 커피와 과자 따위들도 파는 곳이다. 공중화장실과 테이블, 의자 등도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근처에서 휴식을 취한다.






밴쿠버나 빅토리아, 밴프, 위슬러 등 대부분의 도시에서 파는 기념품들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사진엽서, 토템폴 미니어쳐, 특유의 원주민 문양 스티커, 메이플이 그려진 티셔츠나 니트, 곰 인형 등이 그것들이다. 나도 처음에는 뭔가 진짜 기념이 될 것 같은 물건들처럼 보였지만 밴쿠버에 살다보니 이제는 그냥 동네 다이소에서 파는 물건들처럼 보인다. 그만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란 말이다.




토템폴 공원 뒤편에 있는 바닷가는 전망이 좋다. 바다 건너편에 있는 그라우스 마운틴(Grouse Mountain)이 한눈에 보인다. 그라우스 마운틴은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스키 리조트이다. 여름에는 갖가지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고, 11월부터는 스키 시즌이 시작된다. 지난 2010-2011 시즌 같은 경우에는 밴쿠버 날씨가 미쳐서 6월인가까지 스키장을 개장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1년 중에 반을 넘게 스키를 탈 수 있었던 것이다. 하하하하. 대단히 대단하다.




이곳에 서면 그라우스 마운틴을 가운데로 하여 웨스트 밴쿠버(West Vancouver)와 노스 밴쿠버(North Vancouver)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웨스트 밴쿠버에 놓여진 다리는 라이온스 게이트 브릿지(Lions Gate Bridge)이고, 노스 밴쿠버 쪽에 보이는 산은 시모어 마운틴(Mount Seymour)이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 때문에 안내판 사진에 나와있던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었다. 라이온스 게이트 브릿지와 그라우스 마운틴, 시모어 마운틴까지 모두 잘 보이더라.






토템폴 공원 구경을 마친 후에 나는 해안가를 따라 걸으며 스탠리파크 곳곳을 구경했다.




벤치에 앉아있는 한 아주머니가 개를 한 마리 데리고 있었는데, 모습이 너무 도도해 사진을 찍었다. 마치 옛날 영국의 도도한 귀족 부인과 같은 포스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는 내가 아무리 불러도 나를 쳐다보지 않더라. 하하하하하.






저 멀리 하버센터(Harbour Centre)가 보인다. 하버센터 꼭대기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위 사진에서 안테나가 있는 UFO처럼 생긴 곳이 하버센터의 전망대이다. 저곳에 올라가면 다운타운과 주변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망대에 올라가려면 티켓을 사야 하는데, 한 번 사면 그날 하루 동안은 자유롭게 전망대를 들락달락 할 수 있다. 때문에 날씨가 맑은 날 낮에 올라가서 한 번 구경을 한 후에, 저녁이 되면 다시 올라가 야경을 또 한 번 보기를 추천한다.






스탠리파크에는 나무들이 정말 많다. 어딜가나 울창한 숲에서 휴식을 만낄할 수 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기이한 나무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역시 아이들은 밖에서 뛰어노는 것이 어울린다. 산에서, 들에서, 바다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에게는 나무도, 바위도, 작은 돌맹이 하나까지 놀이터고 장난감이다. 아직 내게도 그런 순수함이 있는걸까.




자전거 도로 옆으로 캐나다의 영웅, 테리 폭스(Terry Fox)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테리 폭스는 캐나다의 마라토너이자 암 연구 활동가이다. 다리 하나를 수술로 잃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암 연구를 위한 자선 마라톤 대회를 1980년부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의 몸 속에 크게 자란 종양이 그로 하여금 마라톤을 그만두게 만들었다. 폭스가 143일 동안 움직인 거리인 5,373km의 마라톤은 암 연구의 중요성을 세계에 알렸다고 한다.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1981년부터 매년 60개 이상의 국가가 '테리 폭스 런(Terry Fox Run)'을 개최하고 있으며, 수 만 명이 여기에 참가한다. 현재 테리 폭스 런은 암 연구를 위한 세계에서 가장 큰 1일 자선 운동이며, 그의 이름으로 5억 캐나다 달러 이상을 모금하였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킹왕짱.




테리 폭스의 동상을 구경하고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걸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아까 토템폴 앞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줬던 사람이었다. 그녀는 독일에서 혼자 여행을 왔다고 했다. 이번에도 역시 나를 보더니 사진을 찍어달라기에 그녀의 카메라로 한 컷, 내 카메라로 한 컷을 찍었다. 내가 사진을 찍어주자 고맙다며 내 사진도 찍어준다 하였는데, 이번에는 내가 사양했다. 뭐랄까, 그냥 찍고 싶지 않더라. 하하하하. 그녀는 내게 인사를 하고는 다시 자전거를 타고 떠났다.


이날 나는 스탠리파크의 절반 이상을 걸으며 구경했던 것 같다. 걸을 때는 몰랐는데, 집에 오니 발이 약간 피곤한 것을 보니 스탠리파크가 역시 넓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당시에는 스탠리파크라는 그 이름도 참 설레고 새로웠는데 지금은 그냥 동네 공원 같은 느낌이다. 이래서 역시 사람은 여행을 많이 하고, 많은 곳을 가봐야 하나보다?!?!? 많은 것을 보면 볼 수록 그만큼 많은 것들이 만만해지니까. 세상은 작아지고, 자신감은 커지니까 말이다. 하하하하하. 나는 지구를 정복해야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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