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보드게임카페에 가면 항상 몸풀기로 친구들과 할리갈리를 즐겼다. 몸풀기는 말 그대로 몸풀기여야 하지만 승부욕 충만한 우리들은 누군가 손등에 피가 나거나 상처가 나야지만 다른 게임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우리에게 할리갈리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파티 게임의 탈을 쓴 무시무시한(??) 게임이었던 것이다. 비록 우리에게는 무시무시한 게임이었지만 할리갈리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임이 분명하다. 때문에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할리갈리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 게임명 : 할리갈리(Halli Galli)
- 디자이너 : Haim Shafir
- 발행년도 : 1992년
- 게임인원 : 2~6인
- 게임시간 : 15분 이상
- 게임배경 : 순발력, 파티, 카드
쉽다고 무시하지 마라! 내게도 관심을 달라!
보드게임을 한 번 정도 해봤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리갈리를 해봤을 것이다. 그만큼 할리갈리는 쉬운 게임이자 재미있는 게임이다. 전 세계에서 300만 부 이상이 팔렸다니 가히 보드게임 계에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다(디자이너는 돈 엄청 벌었겠군...). 쉽고 간단한 룰 때문에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며, 플레이어의 특성에 따라 수 많은 변형 룰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할리갈리에 특징이다. 하지만 보드게임카페의 매니저나 혹은 자칭 보드게임 매니아라고 하는 플레이어라면 가장 쉬운 게임의 정확한 룰 정도는 기본 상식 정도로 아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냥 내 개인적인 견해다.
여하튼 할리갈리는 4종류의 과일이 그려진 카드 56장과 작은 탁자용 벨 1개로 심플하게 구성되어 있다. 56장의 과일 카드는 각각 딸기 카드 14장, 바나나 카드 14장, 자두 카드 14장, 라임 카드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여러분, 녹색 과일은 라임입니다잉. 매실 아니고, 아오리 아닙니다잉. 애매하지 않게 애정남이 정해드립니다잉. 이거 분명하게 라임입니다잉).
아, 막하지 말라고! 쉬워도 룰이 있다고! 아, 막 뒤집지 말라고!!
게임이 시작되면 각 플레이어는 수에 맞게 카드를 나눠 가진다. 이 때, 각 플레이어는 받은 자신의 카드를 보지 말고 자신의 앞에 쌓아놓는다. 만약 자신이 받은 카드를 보는 플레이어가 있다면 뒤통수 한 대 쿨하게 때리고 카드덱을 섞은 뒤 다시 게임을 시작하면 된다. 하하하하. 마지막으로 가운데에 벨을 놓으면 게임 준비 끝. 선 플레이어를 정하면 게임은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며 진행되게 된다. 각 플레이어는 카드를 뒤집을 손과 벨을 누를 손을 정해야만 한다(한 손으로 카드도 뒤집고 종도 치고 하는 근본없는 행동은 삼가하길 바란다 하하하하). 만약 오른손으로 카드를 뒤집고, 왼손으로 벨을 누른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플레이어는 오른손으로는 편하게 카드덱에서 카드를 한장씩 뒤집으면 되고, 왼손으로는 자신의 왼쪽 귀를 잡아야 하는 것이다. 이제 진짜 셋팅이 완료 된 것이다. 무시무시한(??) 할리갈리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갈 준비가.
게임이 시작되면 선 플레이어는 카드를 뒤집는 손으로 자신의 카드 덱에서 카드를 한장 뒤집어 앞에 내려 놓는다. 카드를 뒤집을 때도 룰이 있는데, 카드는 바깥쪽으로 뒤집어서 카드의 그림을 다른 플레이어들이 먼저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카드를 안쪽으로 뒤집는다면 자신의 카드를 자신이 먼저 보고 테이블에 내려놓기 때문에, 너무나 큰 어드벤테이지가 된다. 때문에 자신의 카드의 과일을 빨리 보고 싶다면 카드를 빨리 뒤집는 것이 유리하다. 이렇게 시계방향으로 한 명씩, 한 번에 한장의 카드를 뒤집어 내려 놓는다. 카드를 내려놓을 때는 앞서 내려 놓은 카드를 덮으면서 그 위에 놓으면 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 게임이 진행된다.
테이블에 과일이 5개가 되는 순간, 종소리가 울리고 카드는 사라졌다 !?!
게임의 목적은 간단하다. 자신의 카드는 뺏기지 않고, 남의 카드는 가져오면 된다. 시계 방향으로 카드를 뒤집으면서 게임이 진행되는 도중에 테이블에 깔린 카드의 모든 과일 중 한 종류의 과일이 5개가 되는 순간 빠르게 벨을 눌러야 한다. 가장 먼저 벨을 누른 플레이어가 테이블에 뒤집혀 있던 모든 카드를 가져오게 된다. 할리갈리에서 카드는 곧 생명이다. 카드를 가장 먼저 잃은 플레이어가 꼴등이 되는 것이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모든 카드를 가지게 되는 사람이 승자가 된다. 때문에 할리갈리는 새롭게 뒤집혀지는 카드를 주시해야 하는 집중력이 필요하고, 순간적으로 과일의 숫자를 판단해야 하는 순발력과 판단력이 필요하며, 누구보다 벨을 빨리 누를 수 있는 민첩성이 필요하다. 이건 정말 악마의 게임이 분명하다.
그나저나 갑자기 들은 생각인데 이 쉬운 게임을 가지고 이렇게 길게 설명할 수 있다니. 나 조금 대단한 것 같다. 아무쪼록 지루하지 않게 글을 읽어주는 분들이 몇 분이라도 계시다면 좋으련만(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좋다라는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 최소한 몇 명은 읽어줘야 사람이 기분이 좋지. 그렇지 않나?).
여하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서, 벨을 가장 먼저 누른 사람은 뒤집혔던 카드를 모두 가져와 자신의 덱에 다시 포함시킨다. 카드가 늘어난다는 것은 즉 게임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뒤집을 카드가 많아졌으니까. 이 때 카드를 많이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가 할 것은 최대한 거만하게 카드를 버리듯이 뒤집는 것이다. '이 정도 카드 없어도 나는 괜찮아'라는 느낌을 풍기며 말이다. 역시 게임은 상대방을 놀려가며 해야 제맛이다.
과일이 5개든 아니든 일단 벨만 먼저 누르고 보면 되는거 아냐?
일단 벨만 먼저 누르면 언젠가는 걸리겠지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과일의 개수를 착각하여 벨을 누른 플레이어에게는 패널티가 가해진다. 각 플레이어에게 자신의 카드 덱에서 한 장씩의 카드를 줘야 하는 것이 그것이다. 때문에 실수를 많이 하게 되면 카드를 빨리 잃게 되고, 이렇게 되면 승리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카드를 많이 보유한자, 최후의 날까지 살아남으리라
앞서 말한 모든 내용은 할리갈리의 기본 룰이다. 할리갈리의 특성 상 변형된 룰이라도 플레이어들이 즐길 수만 있다면 큰 상관이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적어도 보드게임카페에서 손님들에게 게임을 설명하는 분이라면 이 기본 룰을 숙지하기를 바란다. 모든 보드게임이 그렇듯이 제대로 된 룰을 먼저 설명해준 후에 변형된 룰을 설명하는 것이 원칙아닐까? 아 그냥 내 생각이다. 내 생각이라고. 내 생각이라니까!!
여하튼 다들 쉽고 간단하다고 여기는 게임을 이렇게 길게 설명한 내 자신에게 스스로 박수를 치며 이번 글을 마치겠다. 아, 그리고 지금 생각이 난 것인데, 할리갈리의 변형룰과 함께 내가 친구들과 즐겼던 방법을 다음 글에 소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여기에 계속 적으면 읽는 사람 집중력만 떨어뜨릴테니 말이다. 그럼 몇 안되는 분들께서 다음 글을 기대해주기를 바라며 진짜 글을 마친다. 뿅.
* 사진출처 : 다이브 다이스(www.divedice.com)
'보드게임 라이브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드게임 리뷰] 악마의 게임, 할리갈리(Halli Galli)를 두 배로 즐기는 방법 (0) | 2011.10.02 |
---|---|
[보드게임 리뷰] 하이 소사이어티(High Society) (0) | 2011.09.27 |
[보드게임 리뷰] 스코틀랜드 야드(Scotland Yard) (0) | 2011.09.27 |
[보드게임 리뷰] 장미전쟁(Rosenkonig) (0) | 2010.10.04 |